1월 05, 2016

광야는 메말랐음이라 - 어느 四旬節에 -

모세의 홍해는 갈라지어
마른 땅이 드러났다
땅을 사십 년을 걸어
물밑을 걸어
물위로 올라왔다

요단강에서

땅에서 먹고 죽을 양식을 구하던 한 세대
땅 위의 한줌 모래로 사라져
땅에서 온 육신을 땅으로 돌렸다
육신을 넘어 물위로 올라갈 수 있었던 한 세대
그의 안에서 그와 함께
그의 생명 그의 이름으로 올라왔다

요단강에서

모세는 이스라엘을 출애굽시켜
비하히롯, 사초가 자라는 곳에 이르렀고
그는 요단강가에 이르렀다
모세는 애굽 군대에 쫓겨
물가에 이르렀고
그는 물을 건너 광야로 갔다

다시 그가 광야로 온 뜻은
“사랑하는 아들!”이라
증언하던 그 목소리를 뒤로 하고
다시 그가 광야로 온 뜻은

광야는 메말랐음이라

육신은 괴롭고
광야는 메말랐음이라
배는 고프고 목은 마르고
광야는 메말랐음이라
육신 안에서 한 줌 모래로 말라갈
광야는 메말랐음이라

괴로움보다 더한 괴로움은
더한 달콤함은
광야에서 속삭이는 그 목소리
떡을 만들라, 성전에서 뛰어내리라, 내게 절하라

광야를 낙원되게 하라
네 육신의 갈망을 이 낙원에서 채우고

여기서 영생하라

四旬의 괴로움은
십자가가 되었다
부르짖는 십자가를
영원한 침묵이 덮었다

그는 이제 다 이루었고
하나님은 이미 다 말씀하셨나니,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광야는 메말랐음이라
십자가는 젖었음이라
피를 마신 광야라야 꽃 피우리니

광야의 십자가
주 예수 그리스도


2019-04-11
이것도 오래전에 쓴 것인데,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난다... 고난주간을 앞두고 다시 꺼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