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2, 2015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하며

정(情)이라는 것이 언어 외적인 것임을 고양이를 키우면서 새삼 깨닫는다. 한 마디 말을 하지 않지만, 눈빛으로, 소리로, 몸짓으로 이미 서로 情을 통하였다, 단 며칠 만에.

사람 말고 이렇게 정을 주고받는 경험은 생전 처음이기에 굉장히 강렬하다. 게다가, 사람에게 비치는 복잡다단함과 표리부동함이 동물에게는 없다. 사람의 心情을 아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새삼 '죄'가 무엇인지 곱씹게 된다.

고양이는 실내에서 키우면 수명이 십 삼에서 십 오년 정도 된다고 한다. 천수(?)를 누리면 그렇겠지만, 이 말은 결국 십 년 정도 살면 '죽음이 우리 사이를 갈라놓는다'는 말일 게다. 십 년 정도는 인생의 한 자락 정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게 사람의 일생이기에, 십 년의 세월이 애틋할 수 있다는 것을 전에는 몰랐다.

고양이가 상콤 내 마음 속으로 걸어들어왔다. 무럭무럭 무탈하게 잘 자라고 오래오래 같이 살자.


채 몇 달을 못 키우고 팔았다. 아직 너무 어린 고양이라서 활발하고 장난이 심했는데, 둘째가 이걸 좀 무서워했다. 반대로 막내는 너무 무서움이 없어서(?) 함부로 막 고양이를 만졌는데, 혹시 할퀴기라도 할까 싶어서 겁이 났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첫째가 고양이 알레르기임이 밝혀진 것이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