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2:16) 지혜자도 우매자와 함께 영원하도록 기억함을 얻지 못하나니 후일에는 모두 다 잊어버린 지 오랠 것임이라 오호라 지혜자의 죽음이 우매자의 죽음과 일반이로다
죽음이 명실상부한 것은 몸의 죽음이다.
그러나 사람은 수많은 ‘차원’의 죽음을 경험한다. 즉, 명실상부한 죽음 말고도 죽음과 동일시하는 것, 그리고 죽음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실체가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많이 생긴다. 그리고 이렇게 名과 實이 달라지는 사실의 토대는 바로 ‘탐심’이다. 탐내게 된 것은 항상 ‘생명’, 즉 또 다른 생명으로, 생명 같은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하기에 이것을 획득하지 못하면 일종의 죽음을 겪게 된다. 좌절과 낙담, 우울함이 바로 이의 증상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죽음 앞에서 가장 정직한 것은 몸의 죽음 말고는 다른 죽음을 만들어내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 다른 생명을 만들어내지 않아야 가능하다. 이는 또한, 다른 것을 탐내지 않아야 가능하다. 몸의 죽음만 죽음으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에 자족하며 지내는 삶이 가장 정직한 삶이고, 역설적으로 오히려 죽음을 가장 안 겪으며 사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