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이라면 따로 따라야할 윤리가 있는가? 일반론적인 의미에서.
있다. 그것은 포기하고 주는 것이다. 은혜와 자비이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셔서 하나님의 모든 것인 독생자를 주셨으니, 아들은 아버지께 순종하여 자기를 부인하고 포기하고 자기를 주셨으니 우리 역시 목숨을 버린다.
이는 우선 형제자매들을 향하여 발현된다. 그러나 일반윤리로 치환이 될 수도 있다. 비신자보다는 더 포기하고 나누는 삶을 살아야 그리스도인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상한선은 어디인가? 이것은 주는 ‘양’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자기를 내어준다 해도 불의할 때가 있다. 자기를 내어준다 해도 자기 의로 귀결된다면, 이것이 목표라면 그쯤, 아니 그 이하에서 멈춰야 한다. 모든 인간의 선행은 일정 부분 자기 의를 드러내는 것이지만, 그러함에도 ‘나는 무익한 종이라, 해야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는 정도까지가 자기 믿음의 분량인 것이다. 부담을 느끼고 억지로 하거나, 자기 의를 이루는 희열이 주는 일의 원동력이라면 그쯤에서 멈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