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소천한 내 여동생이 좋아하던 미미 인형이다. 몇 년에 걸쳐 인형을 몇 개 사 모으고, 인형 옷도 틈틈이 사서 마루 수납장 한 칸을 꾸며 놓았던 기억이 있다. 아기자기하게 예뻤던 인형들과 옷들은 동생이 살아있을 때는 무덤덤하게 지나쳤는데, 죽고 나니 모두 그리움과 슬픔의 재료가 되었다. 그의 과거에 속했던 인형들과 그의 미래에 속했을 새 학기 교과서들을 보며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아직 눈에 선하다.
나는 이미 꺾인 마흔 줄이고, 막내인 지쭝이가 이제 동생이 죽을 때 나이와 비슷한데, 동생은 여전히 ‘국민학교 3학년생’으로 내 기억에 남아있다.
인생은 팔할이 기억인 듯하다. 모든 것은 순간이고 찰나지만, 그 순간들과 찰나들이 모여 기억이라는 거대한 덩어리를 이룬다. 그리고 이 기억 덩어리가 삶을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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