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07, 2022

MZ 세대라

MZ, 이러면 ‘마징가 제트’가 먼저 떠오르는 세대로서, 엠제트 세대가 1981~2010년에 태어난 사람들을 몽땅 일컫는 말이라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어이, 꼰대들아, 양심 좀 챙겨라.

내가 이십 대 즈음에 언론에서 우리를 ‘X세대’라고 부르면서 대상화했었다. ‘이러케 이브면 기부니 조크등여!’로 대변되는, ‘나는 나’ 운운하는 애들이라고. 그래서 40대 이하는 X세대, 386세대, 이렇게 대충 분류가 되었다. 이런 대상화에 개입한 연령대는 아마도 386세대 자신을 포함한 30대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당시 분위기로 보면 386세대는 이 세대 네이밍에 상당히 만족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즉, 당시 삼십 대, 대학 졸업자 중 (대)다수는 386이라는 세대 네이밍을 자랑스러워했다. 같은 대상화지만 X세대 대상화와 386세대 대상화는 사뭇 결이 달랐고, 나는 아직도 당시의 찝찝하던 기분을 기억한다.

근데 요즘 돌아가는 꼴을 보니, 으르신들이 늦은 X세대를 포함하여 십 대까지 몽땅 하나로 대상화하기로 작정했나 보다. X세대, Y세대 운운할 때도 레퍼런스를 천조국에서 가져와서 김치스럽게 바꾸더니, 그 버릇 또 도졌다. 천조국의 밀레니얼 세대, Z세대 네이밍이 조선에 건너와서 고생이 많다. 독립된 개념이던 둘이 한 몸을 이루어 프랑켄슈타인이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MZ 프랑켄슈타인은 무려 30년이라는 긴 시간을 장착하고 있다. 게다가 MZ세대 네이밍은 그 태생부터가 ‘어린 것들 욕하려고’ 작정하고 만들어낸 것이라는 혐의가 짙다. 대놓고 ‘싸가지 없는 것들’, ‘개념 없는 X들’ 등으로 직접 욕질을 하자니 가오가 떨어져서 내놓은 ‘교양 있고 PC적으로 문제없는 욕 표현’이 MZ 세대이리라.1) 그렇지 않다면 이 용어가 왜 이토록 개념화 효용이 떨어지는지가 설명되지 않는다. 그나마 긍정적으로 말하면, 기성 세대가 옳다고 여기던 것이 통용되지 않는 세대를 통째로 일컫는 표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MZ세대라는 용어의 탄생은 그 의의(意義)가 비교적 명확하다. 이 용어를 만들어 점잖게 어린 것들 욕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누굴까? 바로 1980년대 이상 연령대의 사람들이다. 특히 내가 강하게 혐의를 두는 집단이 스스로를 n86이라는 네이밍으로 (자랑스럽게) 규정하고 현재 대한민국의 발화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자들이다.

나도 직업상 20대, 30대분들을 많이 만나지만, 구체적인 현실에서는 세대 네이밍이라는 것은 정말 부질없다. 나로서는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네이밍을 붙여서 분류할 만큼 서로 다른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네이밍을 붙일 수 있는 것은 한국말을 하느냐, 아니냐, 정도일 것이다. ‘사회 경제적 환경과 조건이 이전과 급격히 달라진 시대에 태어나 인격을 형성하여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라는 사실과 ‘이러저러하면 MZ 세대다’라는 명명은 같은 차원에 두고 다룰 것이 아니다. 

사회적 환경과 경제적 조건이 시대별로 다르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함에도 나로서는 편의적 세대 호명을 넘어 굳이 ‘거창한’ 세대 명명을 할 만큼 개인의 개성과 성격을 뛰어넘는 어떤 독립된 특징이 존재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개성과 성격 안에 동시대성(同時代性) 역시 포함되고, MZ세대의 동시대성은 나 역시 아주 배제되지는 않는 동시대성이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물론, 다른 점이 많이 있지만) 서로 소통이 가능한 것이다. 공통점을 찾아서 소통을 모색해야지, 차이점을 찾아서 욕질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물론, 잘못되고 옳지 않은 것은 서로 지적하고 논쟁해야 한다, 나이와 관계없이.


  1. 현금 대한민국(그리고 凡한국어 사용권)은 교양 있고 PC적으로 선량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동시에 욕질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MZ세대 같은 네이밍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또 다른 전형적인 예가 바로 ‘이대남’이다. 이런 식의 네이밍을 창출하는 이데올로그들을 숙청해야(…) 한다!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