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국 전 장관의 사면에 대해서는 이야기 좀 하고 싶다. 조국 부부를 둘러싼 수많은 갑론을박은 단 두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가늠이 된다. 1. 조국 부부는 형사 처벌 받을 만한 경제 범죄 및 문서 위조죄를 범했는가? 2. 범죄를 저질렀지만 범죄에 비해 과한 수사 및 형량을 받았는가?
나는 2는 수사 단계에서는 어느 정도 유보적으로 인정해 줄 용의가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게 사면될 만한 정황이 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간의 ‘대통령 특별 사면’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관점을 유지했다. 불법을 해서라도 진영에 충성하면 내가 충성한 진영에서 권력을 잡으면 다 괜찮아진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주는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시그널에 그치지 않고 진짜 그렇게 되었고. 그러나 이제까지의 특별 사면들은 보통은 슬그머니 진행되었고, 그래서 뒤에서 나처럼 욕하는 사람들이야 있었을지 몰라도, 이렇게 거국적으로 찬사를 받는 일은 없었다.
찬사가 가능하려면 1조차 부정해야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나는 이제까지 1을 부정할 근거를 일목요연하게 제시하는 경우를 접하지 못했다. 변죽을 울리면서 ‘조국 부부 한정 휴머니즘’을 설파하는 썰들만 난무한다. 오늘 따끈따끈한 조국 인터뷰가 나왔는데, 여기서 심지어 조국 본인조차 1을 정확하게 대답하지 않고 회피하는 것 같다.1) 그러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재심 청구하면 백이면 백, 유죄로 나올 것임을 본인도 정확하게 알고는 있는 것 같다. 자기도 법 공부를 했으니 차마 1을 자기 입으로 부정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나는 조국이 과한 수사를 받았다는 것을 성토하는 거국적 에너지가 ‘그러니 기득권들 입시 비리 전수 조사하자!’라는 쪽으로 흘러갈 줄 알았다. 그러나 내가 한국의 소위 지식인들, 여론 주도층을 과대 평가했음을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조국 정도의, 아니, 그 정도는 아니라도 사회적 자본이 많을수록 유리한 입시에서 이득을 볼 수 있는 기회와 지위가 있는 사람들은 거의 다가 덕을 봤겠다, 비리와 합법의 경계선 혹은 그 너머에 속할 수도 있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금 조국 사면을 옹호하고 찬성하는 사람들 중 다수는 조국이 아니라 자신을 변호하고 옹호하는 중일 게다, ‘셀프 사면’ 하는 중일 게다. 나머지 중 다수는 이런 에너지를 자기 욕망(검찰 개혁)과 정치적 이득과 권력을 위해 전유(專有)하는 사람들일 것이고. 그리고 작금의 이 사태는 한국 공공 윤리 수준의 역사적인 변곡점으로2) 자리매김할 것이다.
- 이 인터뷰는 인터뷰인지, 아니면 조국이 자기 정당화하라고 판을 벌여준 것인지 헷갈리는 내용이긴 하다. 이 인터뷰에서 조국 본인이 암묵적으로, 지지자들은 대놓고 시전하는 정당화(?) 논리는 ‘검찰이 수사했기 때문에 범죄자가 되었다(수사 안 했으면 죄인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검찰은 악하다, 개혁이 필요하다!’ 정도로 보인다. ↖︎
- 말하자면, ‘내로남불의 공공화’다. 이전까지 ‘내로남불’은 공정에 반하는 불의로 규정되었다면, 이제는 공공 윤리 계명 중 하나로 정식으로 ‘등록’되었다. 내로남불은 의로울 수 있는 선택임을 공적으로 확인받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