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글
허세/과격/미숙함 주의
얼마 전,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가 '나는 좌도 우도 아닌 예수 그리스도 편'이라고 발언한 것이 어느 인터넷 신문에 실렸다.
이른바 '총회 주간'이 지나고 나니 곳곳에 '시국성명서'가 눈에 띈다. 로마서 13장 말씀을 따라 정치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지난날의 보수 한국 교회를 회상해 볼 때, 이런 '정치 참여'는 분명 엄청나게 새로운 전통을 일구어냈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드디어 한국 교회도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오명을 벗고 새롭게 '정치 참여적 공동체'로 거듭났다.
독재 정권 시절, 로마서 13장 말씀을 잘 순종하던 한국 교회, 특별히 목사님들이 이제 강단에서도 정치 참여적이다. 목사야 기본 직무가 설교, 즉 말하는 일이므로 설교 시간에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은 목사로서는 최대한의 참여를 하고 있는 셈이라 하겠다. 나아가서 말뿐 아니라 행함이 있어야 한다는 야고보의 가르침을 '충실하게'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실천적인' 목사님들, 그리고 그 목사님들에게 감화를 받은 교인들은 이제 '거리로 나선다.' 아, 바야흐로 한국 교회에도 말과 행위가 일치된, 그것도 '정치'라는, 가장 복잡다단한 말과 실천이 난무하는 영역에서 일치 단결된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역사적 신기원을 이룩한 것이다!
이분들이 당연히 전제하고 있는 것은 '참 그리스도인=참 한국인=한나라당 지지, 국보법 폐지 반대, 노통 무조건 반대 등등'이라는 도식이다. 즉, 성경적 의미에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자신들이 생각하고 있는 역사적, 정치적 정황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설교 시간에 정치 참여적(?) 연설을 해도 거리낌이 없으며 '그리스도인이라면' 국보법 폐지 반대해야 하고 노통 공산당이라고 몰아부쳐야 하고... 등등의 이야기를 하는 데 당당하다.
바울은 롬 1:21-25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하나님을 알되 하나님으로 영화롭게도 아니하며 감사치도 아니하고 오히려 그 생각이 허망하여지며 미련한 마음이 어두워졌나니 스스로 지혜 있다 하나 우둔하게 되어 썩어지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영광을 썩어질 사람과 금수와 버러지 형상의 우상으로 바꾸었느니라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저희를 마음의 정욕대로 더러움에 내어버려 두사 저희 몸을 서로 욕되게 하셨으니 이는 저희가 하나님의 진리를 거짓 것으로 바꾸어 피조물을 조물주보다 더 경배하고 섬김이라 주는 곧 영원히 찬송할 이시로다 아멘
이 말이 지금의 한국 교회에 임하지 않았는지 심히 걱정된다. 그리스도는 이제 한국, 보수, 기독교 집단(?)의 하나님이다. 교회가 사회의 이익 단체(정치학적 ,사회학적 의미로서의)가 되었기에 그리스도 역시 로비스트로 나타난다. 그리스도가 로비스트가 되었기에 하나님 역시 '교회의 수호신'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한국은 이 교회의 수호신이 지배해야 되는 나라가 된다.
만들어지지 아니하신 창조주 하나님이 순식간에 피조물이 되어 버렸다. '한국의', '교회라는 이익단체의' 하나님이 작금의 '정치적 기독교'의 하나님이다. 천지를 창조하시고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시는 하나님은 이제 'Made in Korea, Madde by KOREAN CHURCHES Inc.'가 되었으며, 보수, 진보나 심판하시고 교회의 뒤나 봐주는 그런 신이 되었다.
한국 교회가 과연 '마음의 정욕대로 더러움에 내어버려둠'을 당할지는 두고봐야겠다. 하지만, 내 마음은 어둡다. 지금은 정말 기도할 때다. 하나님은 좌파의 하나님도, 우파의 하나님도 아닌 그리스도 예수의 하나님이시다.
주님, 저희를 긍휼히 여기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이시여, 이 죄인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창조주 성령님, 불로 오셔서 저희를 태우시고 다시 살려 주소서!
Κυριε, ελεισον! Χριστε, ελεισον! Veni, creator Spiri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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