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옳지, Z는 밥 다 먹었네~, Z 최고!"
'퍽퍽 달그락 달그락 쩝쩝(밥 후다닥 먹는 소리)'
"아빠, 자!" (빈 밥그릇을 뒤집어서 보여주고 있음)
"H도 최고!"
이상이 매끼마다 두 딸래미와 우리 사이에 일어나는 에피소드다, 거의 예외 없이. 우리 부부는, 아이들을 '경쟁하는 사람들'로 키우지 말자고 늘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나 이게 쉽잖다. 경쟁은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개의 경쟁은 항상 '칭찬' 내지는 '보상'을 동반한다. 칭찬을 하는 순간, 경쟁은 시작되어버리는 것이다. 칭찬 대신 벌과 매질을 하면 경쟁은 없어질 수 있다. 그러나 경쟁보다 더한 소란스러움과 부작용이 따라올 공산이 크다.
그래서 되도록 칭찬으로 동기부여를 하려고 한다면, 특별히 둘 이상의 '말하는' 자녀가 있을 때는, 그 즉시 경쟁 모드로 들어서게 된다. '밥을 먹기 싫어하던' 두 딸래미들이 '밥을 다 먹어야 한다'는 우리 부부의 욕망을 자기들의 욕망으로 취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칭찬(승인)'과 '언니 혹은 동생을 모방함'이다.
매끼 밥 먹는 거야 도덕적 당위성까지는 아니라도, 적어도 아이들에게 큰 당위성이 있는 행위다. 딸래미들에게는 아직 '당위'를 결정할 만한 능력도, 의지도 없다. 그러하기에 당위성을 가진 일들은 전적으로 우리가 결정하여 실행하게 한다. 딸래미들은 아직 자신들의 원초적 욕구에 더 이끌리는 상태다. 밥 대신 항상 사탕을 원하고 과자를 원한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부모' 같은 존재가 되면, 그리고 사람들을 '아이들' 같은 상태로 만들어놓는다면 사람들을 지배하기 쉽겠구나. '당위'를 설정하고 이 당위를 욕망하도록 하는 찬란한 수사를 구사할 줄 알고 이 당위를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적당히 칭찬하고 보상할 방도만 있다면, 폭력이나 강제력 없이도 사람들을 지배할 수 있겠구나...
결국 H와 Z가 매끼 밥을 잘 먹어야 하는 당위를 '칭찬'과 '모방'에서 찾는 걸 넘어서서, 건강에 대한 '지식'에서 찾게 된다면 우리 부부는 더 이상 이 둘을 경쟁시키지 않아도 될 날이 올 것이다. 서로를 고려하지 않고 우리 부부에게도 달려있지 않은 별개의 타당성의 자리를 알게 될 때, 이 아이들은 경쟁 없이 밥을 잘 먹게 될 것이다.
목사는 그리스도를 가르치고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으로 교회를 섬겨야 한다. 목자는 양을 서로 다투게, 즉 경쟁하게 하는 자가 아니다. 왜 하필 '목'사인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때, 목사는 '삯꾼', 즉'더러운 이득을 탐하는 자'가 된다. '이득'은 항상 경쟁에서 나온다. 목자가 될 것인가, 삯꾼이 될 것인가. 깊이 고민해야겠다.
2019-04-11
이제 둘에서 셋이 되었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나는, 칭찬을 많이 하는 아버지가 되어가기는 개뿔,,, 목소리의 볼륨에 모든 것을 맡기는 아버지가 되어있다. ㅎㅎㅎㅎ ㅠㅠ 심지어 경쟁조차 ‘목소리 큰 것’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이한 신세계, ‘멋진 신세계’를 발견했다... 딸래미들을 낳지 않았으면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세계다. 이런 신세계를 경험하게 해준 세 딸들에게 무한 감사한다.
이제 밥 다 먹어서 듣는 칭찬에 심드렁해진 딸래미들은 식사 때마다 나의 복식 호흡 실력을 늘려주고 있다. 그래, 소식을 하는 습관은 매우 좋은 습관이기는 개뿔,,, 먹을 만큼은 먹어야할 것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