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06, 2015

동지(冬至)에 일양(一陽)이 시생(始生)한다

네덜란드는 한국보다 해가 떠있는 시간의 길이 차이를 더 생생하게 실감할 수 있다. 여름에는 확실하게 해가 길고 겨울에는 확실하게 해가 짧기 때문이다. 여기 하지와 동지는 한국과 비교할 수 없게 확실히 하지 같고 동지 같다.

좀 있으면 동지다. 동지는 일양시생지절(一陽始生之節)이라 일컫는다. 무슨 뜻인가. 동지는, 낮이 짧아지다, 짧아지다 가장 짧아진 날이기도 하지만, 또한 이제 낮이 길어지는 때의 시작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음의 기운이 지배해서 낮을 야금야금 먹은 때였다면 이제 양의 기운 한 조각이 ‘생겨나기’ 시작한다는 뜻이리라. 태양이 다시 기운을 차려 힘을 낸다는 뜻이리라. 어둠(陰)의 힘이 약해지고 이제 빛(陽)이 힘을 받기 시작한다는 뜻이리라.

하지와 동지는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연년이 돌고 돈다. 어김없이 같은 날짜에 하지가 오고, 또 어김없이 똑같은 날짜에 동지가 온다. 이게 세상의 이치다. 세상의 빛은 순환에 기반을 하고 있다. “빛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빛과 어둠을 나누사 하나님이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시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창 1:4~5). “하나님이 이르시되 하늘의 궁창에 광명체들이 있어 낮과 밤을 나뉘게 하고 그것들로 징조와 계절과 날과 해를 이루게 하라”(창 1:14).

창조의 빛은 어둠과 더불어 순환한다. 어둠이 가면 어김없이 빛이 돌아오고, 또 빛이 가면 어김없이 어둠이 돌아온다. 만물이 시절을 따라 생성소멸하고 인생 역시 그러하다. “만물은 흐른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시며 만물이 돌고 돌게 하셨다. 어제가 오늘이 되고, 오늘은 또 어제가 된다. 해는 지고, 또 해는 뜬다. 해아래 새것이 없음은, 만물이 돌고 돌고 돌고 있음이다.

하나님은 왜 만물을 이렇게 만드셨는가?

돌고 도는 빛이 아니라, 깜박깜박하는 빛이 아니라 단 한 번 비추어 영원히 어둠을 이기는 빛을 증언하시기 위해서다.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공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리니 너희가 나가서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 같이 뛰리라”(말 4:2). 만들어진 해는 여호와의 이름을 경외하는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을 비춘다. 그리고 항상, 어둠에 그 자리를 내준다. 그러나 영원한 생명의 빛을 발하는 의의 태양은 오직 여호와의 이름을 경외하는 사람들을 비춘다.

해아래 새것이 없다. 그러나 “어두운 데에 빛이 비치라 말씀하셨던 그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우리 마음에 비추”신다. 만들어진 해야 몇 시간을 기다려 눈만 뜨면 볼 수 있다. 하지만, 공의로운 해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볼 수 있다. 하나님의 말씀이 발에 등이요, 길에 빛이다. “또 우리에게는 더 확실한 예언이 있어 어두운 데를 비추는 등불과 같으니 날이 새어 샛별이 너희 마음에 떠오르기까지 너희가 이것을 주의하는 것이 옳으니라”(벧후 1:19).

샛별이 떠오르면 곧 해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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