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7, 2015

이야기하는 설교자

요즘, 갈수록 드는 생각은, 설교자로서의 목사의 자질 중 가장 으뜸이 '이야기 잘 이해하기'라는 것이다. 이건 무슨 '내러티브' 운운하는 거창한 말이 아니다. 그야말로 이야기를 잘 이해하고 논리와는 또 다른, 이야기 안의 '이치'를 잘 파악하며, 또 그것을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는 게 설교자의 자질 중 제일 중요한 게 아닌가 한다. 이건 다른 한편으론 단지 '줄거리' 잘 파악하는 것과는 또 다르다.

소위 '논리력'이라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야기의 이치를 파악하지 못하면서도 충분히 '논리적'일 수 있다. 이건 꼭 '조직신학 vs 성경(신)학' 대결 구도에 해당되는 것도 아니다. 성경(신)학 역시 이야기 자체의 이치를 천착하지 않고 (자기의 '학'을 '논리적'으로 만드는) 자기 전제에 얼마든지 휘둘리기 때문이다.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읽히는 데에 앞으로의 한국 교회 앞날이 달렸다고 하면 과장일까. 여기 네덜란드 교회를 보면 신앙 교육의 큰 축이 성경을 '이야기화'하여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것인데, 예전에는 이런 시도의 중요성을 그리 크게 보지 않았다. [나는 성경을 어느 정도까지 각색하는 것이 좋은가 하는 것에는 아직 물음표를 던지고 있긴 하다.]

소위 '신학 엘리트 교육'(어릴 때부터 라틴어 가르치기 등등)보다는, 성경 이야기, 더 나아가서 우리나라 전래동화, 다른 나라 전래동화, 그리고 가족 내력, 우리나라 내력 등을 어릴 때부터 골고루 들려주는 것이 좋은 신앙인, 좋은 설교자를 키우는 토대일 것 같다, 라고 하면 과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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