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私私)로이 말씀을 푸는 자가 아니다(벧후 1:20). 즉, 설교자는 설교에서 ‘자기 말’을 무조건 소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인 이상 자기 말을 어떻게 소거하겠는가? 단어 선택 하나하나, 문장 구성 하나하나가 모두 자기 것이 아니던가? 심지어 모든 예언을 사사로이 풀지 말라고 권면한 베드로 사도조차 베드로전후서를 보면 그의 독특성이 분명 드러나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설교자가 소거해야 할 사사로움은 메신저로서 불가피하게 드러내야 할 독특함이 아닐 것이다. 바울 다르고, 요한 다르고, 마태 다르고, 베드로 다르고, 야고보 다르다. 그러나 이들 모두는 ‘예수가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증언’하는 데서는 똑같다, 일치한다. 따라서 설교자 역시 사도들의 본을 따라 설교 전체가 예수가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증언의 맥락을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여기서 벗어나면 제아무리 멋지고 독창적인 말이라 하더라도 사사로운 말일 뿐이라는 것이다. 성경 말씀을 ‘신적 권위’를 담는 매개로 전유(專有)하여, 사실은 그것을 인용하고 활용하는 ‘내 말’에 하나님의 권위를 부여하는 사사로운 작업은 설교일 수 없다. ‘내가 사사로이 하고 싶은 말’을 모두 소거 및 제거하고 난 뒤 남은 말 중에 설교가 들어있다. 내 이상, 내 신념, 내 취향과 배치되더라도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말이라면 설교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