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성립 역시 역사적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
현존하는 거의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은 나름의 ‘도덕성’을 나라의 기치로 내세우고 있지만, 역사를 들여다보면 미국 역시 여느 강대국 및 제국처럼 자신들의 이익을 따라 움직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완전히 무도(無道)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름대로의 가이드라인이 있고 또, 명분이라도 강하게 인권 등을 내세운다.
이는 미국의 권력이 (미국식) 민주정(民主政)을 통해 획득되기 때문이다. 즉, 인권 등을 무시하면 미국 내에서 권력을 얻기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인권 강조는 영국의 식민제국주의에 대항하는 이데올로기로 채택이 된 것이다. 하나님에게 기원을 두긴 하지만 왕을 거쳐서 나오지는 않는 권력, 이것이 미국이 창조한 권력이다. 이러한 권력이 하나님께 기원을 두고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동원된 것이 인권 등이다. 즉, 식민제국주의의 왕권을 ‘폭정’으로 규정할 수 있는 근거는 그것이 인권 등을 억압하여 하나님의 형상을 파괴한다는 것을 말한다.
프랑스 혁명보다 더 일찍 나왔기에 미국식 민주정은 (기독교) 하나님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했다. 서구의 역사적 맥락에서 어떤 왕과 그의 다스림을 ‘폭군’ 그리고 ‘폭정’으로 규정할 수 있는 근거는 오직 왕 위에 군림하는 하나님뿐이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미국은 지금도 하나님이 권력의 한 구성요소가 되어있다.1)
이러한 논리는 사실, 근대 서양에 일반화되어 있는 논리고, 인권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진보적이고도 긍정적인 기능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권력’을 떠받치고 있는 한 기둥임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인권을 권력의 한 요소로 끌고 들어온 것이 근대 정치 체제의 큰 성과이기도 하다.
- 그러므로 미국식 인권은 (이런 면에서는 프랑스 혁명을 컨텍스트로 하는 인권보다 훨씬) 전통적 입장이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