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taboo)는 항상 삶과 죽음을 갈라놓는 경계의 ‘최대치’다. 모든 금지하는 윤리들은 금기에 속하는데, 어떤 것을 ‘윤리’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이상, 그것이 금기가 된 이유를 알아채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거의 자명한 수준이다(예: 살인하지 말라). 그러나 금기는 반드시 이렇게 자명하지 않다. 수많은 신화와 전설, 편견들이 자명하지 않은 금기들을 구성한다. 세월이 지나면 이 금기들의 의미가 망각되거나 아니면 그 지위가 퇴색되고 무의미해진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금기에서 풀려나거나 사람들이 금기로 남겨두기를 거부하게 된다.
그렇다면 금기는 왜 생기는가? 사람이 일관되게 자기 생명/삶만 확장하는 것은 곧 공동체에게는 사망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동체가 와해되지 않는 최대치의 경계, ‘안전빵’을 설정하는 것이다. 이른바 윤리나 도덕에 속하는 계명들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런 것들을 피하며 자기 생명의 확장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압제할 수 있다. 그러하기에 신화와 편견, 거룩함들이 동원되어 윤리 외부에까지 금기를 확장시킨다.
이러한 내용은 개혁파 신학이 말하는바 ‘율법의 시민적 용도’와 통하는 것이다. 로마서 13장 내용대로 이것은 하나님이 정하신 바인데, 이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의 구조에서 직접 도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망 아래 있고 생명을 추구하는 것과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의 구조가 합쳐지면 지금과 같은 ‘권세’들이 출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