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ebak’ 등 26개 한국어, 올해 옥스퍼드 사전 등재… 45년치보다 많아
'게리맨더링'→'자의적 선거구 획정'…쉬운우리말 사전 공개
상당히 비교가 되는 내용이다. 위의 기사는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한국말 단어들이 등재됐다는 소식이다. 그리고 아래 기사는 무분별하게 어려운 외래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꿔주는 사이트에 대한 것이다. 기사를 보니 ‘게리맨더링’을 ‘자의적 선거구 획정’으로 바꾸어주는 예시가(…) 나와 있다. 게리맨더링이라는 말이 무분별하게 어려운 외래어인지 누가 정하며, ‘恣意的 選擧區 劃定’이 과연 게리맨더링보다 더 쉬운 ‘우리말’인지도 불분명하다. 애당초 한국어의 7할은 한자어인데, 이는 알다시피 한글이 거의 ‘발음 기호’ 수준으로밖에 작동하지 않는 순(純) 외래어들이다. 이 말들이 처음 도입될 때는 많이 낯설었겠지만, 이제는 언중이 알게 된 단어들이 되었다. 당장 ‘단어(單語)’라는 말만 봐도 그러하지 않나. 초등학생만 되어도 이 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지만, 말 자체는 한자어로서 고유어와 어감이 꽤 차이가 난다.
‘게리맨더링’의 처음 어색함을 견디고 이 말을 우리말 외래어로 수용하여 언중의 입에 붙을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이 단어 쓰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되도록 ‘자의적 선거구 획정’이라는 말로 바꾸어 쓰라고 권고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나은지에 대한 판단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게리맨더링을, 아래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한 것처럼, 발음 그대로 한국어로 편입시키면 언중의 표현과 사고는 분명 더 넓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태를 ‘풍부함’으로 쓰는가, 아니면 ‘불순해짐’으로 쓰는가를 보면 언어에 대한 태도가 드러난다. 나는 전자, 즉 ‘山’을 전부 ‘뫼’로 바꾸는 것보다 산과 뫼를 같이 쓰는 게 한국어를 더 풍부하게 한다는 쪽이다. 솔직히 나는 저렇게 결정을 할 수 있는 옥스포드 사전과 영국이 많이 부럽다. 이제는 skinship이 콩글리쉬가 아니라 버젓히 영어사전 등재어가 되어서, 그냥 쓰면 되는 것이다. 제국주의 식민지 경영(?)을 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렇게 남의 것을 자연스럽게 흡수하며 자국의 언어와 문화를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 감각이 진짜 부럽다.
물론, 예를 들면, ‘보그체’ 식의 단어 선택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이른바 ‘구별짓기’의 과도한 실천을 위해 동원되는 외래어라면 분명 언중의 입에 붙어있는(‘쉬운’이 아니다!) 말로 바꾸어 쓰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언어는 언중이 선택하는 대로 형성되도록 가만히 놔두는 게 언어의 본질(그런 것이 있다면)에 좀 더 가깝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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