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07, 2022

전통적인 지식 전달의 관점에서 볼 때

세상은 확실히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유튜브와 같은 매체를 ‘책’과 비교하게 되면 ‘디지털 vs. 아날로그’, ‘영상 vs. 활자’ 등의 여러 대립 조합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강의 혹은 브리핑 등과 비교해보면 대립이 아니라 오히려 ‘발전’과 ‘강화’에 가깝다. 예를 들면, 아래 영상을 보라.

부친께서 양자역학은 꼭 한번 들여다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셔서 평소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위 영상은 고등학교 졸업 정도의 지식으로 집중해서 들으면 대부분 이해가 가능하다. 내가 관련 분야 전문가가 아니라서 영상의 질을 세심하게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런데도 이게 고퀄이라는 판단은 어렵지 않게 내릴 수 있다.

책을 영상으로 대신하는 데는 아직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지식 전달 방식 중 강의나 강좌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았다. 강의나 강좌만 들어도 겉핥기식 개관은 가능하다. 책은 여기서 더 나아가는 심화의 과정이다. 그러니 어떻게 보면, 기존 혹은 전통적인 지식 습득 방식은 크게 바뀐 것이 없고 오히려 업그레이드됐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그중 가장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댓글 쓰기’다. 영상을 강의의 관점에서만 접근하자면, 댓글은 대개 강의 시간 마지막에 배정되는 ‘질문 시간’에 해당된다. 그런데 보통은 즉석에서 떠오른 내용이 질문이 된다. 활자화되지 않기에 금방 휘발된다. 그러나 댓글은 찬찬히 곱씹으면서 질문을 구성할 수 있고, 디지털 체계는 활자보다는 영상과 소리로 구성된다는 편견과는 반대로 오히려 ‘활자화’되어 남는다. 즉, 오히려 전통적인 강의의 부족한 점을 보충하는 식으로 더욱 ‘전통적’이게 되는 것이다. 강의를 라이브로 진행한다면 ‘채팅창’을 둘 수 있는데, 이것은 영상, 소리, 활자 모두를 동원하는 ‘쌍방향’ 소통 매체다.

여기에 더해, 전통적인 포맷의 한계 때문에 존재했던 ‘쓸데없는’ 쌍방향 소통이 사라졌다. 전통적인 강의에서는 청중이 지루해하거나 이해를 잘 못한다는 판단이 들면 강사가 준비해온 것만큼 하지 않을 때가 많다. 즉, 강의의 질과 흥미를 타협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유튜브 등의 매체는 이런 타협이 필요 없다. 청중의 한계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으므로 강의의 질이 좋다는 입소문만 타면 그 강의에 최적화된 청중이 절로 모여든다. 기존 강의는 물리적 일시가 정해져 있어서 반복이 용이하지 않지만 유튜브 등의 매체에 올린 강의는 이런 물리적 한계를 사실상 초월한다.

한 줄 요약: 세상 참 좋아졌다.